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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박오낭 씨가 찾는 변진명 씨' 여보'라고 할까요?

등록일 2015-12-14 02:15
장성에 사시는 88세 박오낭 할머니는 18세에 결혼을 해서 약 4년간을 결혼생활하다가 22살에 연년생인 두 딸을 두고 북으로 가신 할아버지를 평생토록 기다리고 계십니다. 꿈에 갑자기 만나시면 좀 더 길게 꿀래도 우선 반가워서 깜짝 놀라는 바람에 저절로 꿈을 깨버리시고는 아쉽고, 그립고, 슬프고, 허탈하셔서 눈을 감고, 거실에 나오셔서 은행나무 탁자에 몸을 기댄체 '여보, 진명씨!'하고 눈물로 하소연을 하신답니다. 좋은 일을 맞이해도, 슬픈 일을 맞이해도 그져 그 은행나무 탁자를 남편으로 생각하시면서 기대어 웃다가, 울다가, 대화를 혼자 하시곤 합니다. 그 은행나무 탁자는 진명 씨께서 고등보통학교를 수석입학하신 기념으로 진명 씨의 할아버지가 심어주신 나무뿌리랍니다.
추석날 할머님 댁에 놀러갔더니, 할머님은 어제 밤에 진명 씨 꿈을 꾸셨노라고, 다리가 아파서 북북 기어다니시면서도 지금까지도 끼니때마다 따뜻한 밥 한그릇을 신혼에 덮던 이불 속에 넣어놓고 기다리신답니다. 그리고 대문은 항상 열려있다고 하십니다. 이번 추석엔 꿈에 만난 할아버지, 다시 말하면 88세 할머니가 꿈에 만난 신랑은 언제나 29세 총각이시랍니다. 할머님과 7살차이시래요. 그래서 이제는 만날 수 있다는 희망도 버려야할까보다고 눈물지으시면서 혹시라도 할머님 자신이 돌아가신 후라도 할아버님이 살아계신다는 소식이 오면 너무 안타깝고 슬프실 것 같다고 하시면서 편지를 쓰시기 시작하셨답니다. 밤낮으로 온 열정을 다해 쓰신 그 편지는 커다란 달력 뒷면에 빈틈없이 가득가득 채워서 무려 33장이나 되셨습니다. 여기에 실을 수만 있다면 원본 사진을 그대로 올려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언제 만나도 부끄럽지 않게. 떳떳하고 당당하게 만날 수 있도록, 자랑스럽게 만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살고 계신 할머님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을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저려와서 제가 대신 글을 올려드립니다. 혹시 이 사정이 널리 알려져서 할먼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단 한번이라도 소식이라도 들으실 수 있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이 글의 원본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가 어디엔가 있다면 원본을 서슴없이 발표해드리고 싶습니다. 혹시 이 할머님께 도움 주실 분 있으시면 연락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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