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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지

권영숙님의 영상편지

등록일2023-03-08 16:21:02

이 영상은 남측에 사는 권영숙 님이 북측에 사는 이산가족을 찾는 영상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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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이 영상은 남측에 사는 권영숙 님이 북측에 사는 남편 심상진 님을 찾는 영상편지 입니다.
권영숙:저의 이름은 권영숙이고 나이 95세입니다. 고향은 경상북도 청송구 진보면 감덕동입니다.
나레이션:보고 싶은 얼굴
권영숙:찾는 사람 이름은 심상진이고 관계는 남편입니다.
나레이션:추억
권영숙:미술을 전공했는데 한국에서 제일 먼저 작품을 출품하여 입선한 사람입니다. 21살에 결혼해서 23살에 딸을 하나 낳았는데 그 딸이 서울에 있다가 지금 저를 데리고 여기를 왔습니다. 처음 살았던 곳은 돈암동이고 학창 시절에 주암고등학교에 다녀서 서울대학을 갔습니다.
이때 제가 결혼을 해서 서울에 좀 살다 이사를 갔습니다. 시장 옆에 있던 곳인데 이름은 모르겠어요. 집을 사놓고는 입주를 못하고 6.25 전쟁이 났습니다. 그날 밤에 남편이 나갔는데 못 돌아왔습니다.
나레이션:헤어짐
권영숙:6.25 전쟁이 나던 날 남편은 24군단인 미군에 있었는데 볼일 보러 나가서 집에 못 들어왔어요. 남편은 시간제 교사로서 학교에 학생들을 가르치러 나갔습니다. 소식도 몰라요 6.25 전쟁 때 나가서 안 들어왔으니까 행방을 몰라요. 인현동에서 하루 이틀 만에 이사를 해서 밤에 볼일 보러 나갔는데 못 돌아왔고 6.25 전쟁 때라 찾을 길도 없었습니다.
나레이션:나의 삶 나의 가족
권영숙:친정 동생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본과 3학년인데 6.25 전쟁 중에도 저의 가족을 찾아준다고 했습니다. 제가 제일 맏이니까 찾아준다고 했었습니다. 둘째는 농구 선수였고 고등학교 3학년이었습니다. 한 명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본과 3학년인데 6.25때 둘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이산가족이 되었습니다.
친동생 둘은 북한에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삼촌의 동생이 용산고등학교를 다녔는데 그분도 동생들과 같이 없어졌다가 다시 여기로 와서 죽었습니다. 막내 남동생이랑 여동생도 있었는데 중학고등학교를 나온 뒤 중앙대학교를 다녔고 지금은 경찰서에 있었습니다. 걔는 여기서 살아있습니다. 둘은 없어져서 북한에 살고 있습니다. 작은 동생이 아마 여자 농구 국제 심판이었나봐요.
그리고 큰 동생은 일본뇌염 연구를 해서 박사학위를 땄는데 4년 동안 박사 학위를 못 받았습니다. 미국에서 똑같은 연구를 한 사람이 학위를 받으니까 그때서야 박사 학위를 주고 아파트도 주고 했다고 들었습니다. 동생의 여자 가족들이 남하를 했기 때문에 평양에서 못 살았습니다. 이름 잊어버렸어 이젠 갈 때가 됐어.
현재 가족은 딸 하나밖에 없습니다. 제가 23살 딸이 첫돌 째에 남편이 없어졌으니까요.
나레이션:영상편지
권영숙:둘째가 국제 심판입니다. 걔도 90살이 다 되었으니까 이제 소식은 모릅니다. 큰 동생은 그렇게 보고 싶었는데 안 되나 봐요. 남편의 여동생이 나를 되게 좋아했는데 하나가 올 3월 달에 죽었습니다. 그 친구가 성당을 다녔는데 영세를 못 받고 죽었어요.
나레이션:영상편지 끝 대한적십자사 2022년도 이산가족영상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