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서 이소근 부부이야기

“ 만나고 나니 더욱 그립고, 만나고 나니 더욱 눈물이 납니다. ”
박정서 이소근 부부의 사연

박정서님과 이소근님은 이산가족이라는 아픔을 함께 나누며 살아온 노부부입니다. 언젠가는 헤어진 가족과 다시 만날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평생을 의지하며 살아왔습니다.

그 간절한 소망이 전해진 건, 2015년 20차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진 날이었습니다.

박정서님은 북측에 있던 여동생 박경님님을 만났습니다. 여동생과 함께 온 조카와도 상봉할 수 있었습니다. 여동생이 가져온 추억의 사진을 보며 그 동안 못다 했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부모님의 옛 모습이 담긴 흑백사진과 박정서님의 어린 시절 그리고 여동생의 가족들이 개성남문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들이었습니다.

박정서,이소근님젊은시절 박정서,이소근님젊은시절


박정서 이소근님의 결혼식당시 부모님사진(여동생이 보관하고 있다가 상봉행사장에 가져온 사진)

그러나 사진만으로 그 동안의 그리움을 대신할 수는 없었습니다.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짧은 만남으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만나고 나니 더욱 그립고, 만나고 나니 헤어짐은 더욱 안타까워 북에 있는 여동생을 떠올릴 때마다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북에 있던 가족들이 그 동안 얼마나 고생을 하며 살아왔는지 짐작할 수 있었기에 마음이 무너져 내립니다.

앞줄 왼쪽부터 이소근님, 가운데 박정서님의 여동생,박정서님 (20차 상봉행사장에서)

“ 할 수만 있다면 가족들을 데리고 오고 싶다는 박정서님. ”

“ 이런 남편의 모습을 아내는 말없이 바라보며 애써 눈물을 닦아냅니다. ”

이소근님은 아직도 가족에 대한 소식을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했지만, 가족에 대한 생사를 확인할 수 없기에 그리움은 더욱 커져만 갔습니다.

이소근님은 시댁으로 오면서 7살 남동생과 헤어지던 그날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유난히 따르고 좋아했던 누나였기에, 시댁으로 떠나야 했던 누나를 붙잡고 울던 어린 동생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전쟁만 아니었다면, 이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까요. 통일만 된다면 헤어진 동생을 만날 수 있을까요.

이소근님은 동생 이배근님을 기다리며 건강하게 살아만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남북통일이 되어 고향에도 가고, 동생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담은 기도를 매일매일 하고 있습니다.

박정서,이소근 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