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이야기
가족 이야기
박재풍, 김상운님의 이야기
“ 살아생전에 다시 볼 수 없다면, 잘 살고 있다는 서신만이라도 받았으면.. ”
박재풍님은 6.25전쟁이 남긴 깊은 상처를 지니며 평생을 살아왔습니다. 아버지는 폭격에 돌아가셨고, 큰 형님의 생사는 알 길이 없습니다. 그리고 남동생 박재영님은 의용군으로 소집되어 북으로 갔습니다. 박재풍님의 기억 속에 박재영님은 고장 난 시계를 새 것처럼 고쳐낼 정도로 손재주가 많고, 누구보다 심성이 고운 동생이었기에, 죽었다는 풍문에도 꼭 살아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런 박재영님을 기억하는 또 한사람이 있습니다. 큰 누님의 아들이었던 조카 김상운님은 어린 시절 함께 놀며 친하게 지냈던 막내 삼촌의 모습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삼촌의 소식이 들려온 건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북측에서 남측의 이산가족을 찾는다는 신문 보도를 발견했고, 그 안에서 막내 삼촌의 이름을 찾아냈습니다.
60년의 긴 시간이 지나서야 그토록 그리워하던 동생을 만났습니다. 60년의 긴 세월이 흘러서야 추억 속에 잊지 못할 삼촌을 만났습니다. 오랜 시간을 떨어져 지냈어도 어쩔 수 없는 가족이기에 복받쳐 오는 눈물은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는 형도 동생도 그리고 조카도 세월의 무게가 너무나 버거운 고령의 나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살아생전에 다시 볼 수 없다면, 그저 소식만이라도 전해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박재풍님과 김상운님은 북에 있는 박재영님의 서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