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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지

강기철님의 영상편지

등록일2023-03-08 16:21:02

이 영상은 남측에 사는 강기철 님이 북측에 사는 이산가족을 찾는 영상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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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이 영상은 남측에 사는 강기철 님이 북측에 사는 형 강기준 누나 강기찬 님을 찾는 영상편지 입니다.
강기철:저의 이름은 강기철입니다. 나이는 48년생 74세입니다. 고향은 황해도 연백군 석산면입니다.
나레이션:보고 싶은 얼굴
강기철:찾는 사람은 고향에 계신 할머니와 형님 그리고 누님입니다. 할머니는 아마 돌아가셨을 거라고 예측이 되고 성함은 신 호자 득자입니다. 할아버지는 강 낙자 훈자신데 돌아가셨고 안 계실 걸로 알고 있습니다.
형님이 한 분 계시는데 형님은 1942년생으로 딱 80세 되십니다. 이름은 기준 강기준입니다. 누님이 한 분 계시는데 46년생으로 76세 되십니다. 어렸을 때는 삼환이라고 부르셨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백 현자 섬자 백현섬 씨입니다. 형님이 보시면 아버지는 잘 알 수 있을까 해서 어머니는 좀 아프셔서 잘 알지 모르겠지만 아버님을 보시면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사진을 소개합니다.
나레이션:추억
강기철:잘은 모르는데 한 가지 들은 이야기는 형님이 어렸을 때 팔을 많이 다쳐서 일곱 군데인가 수술했다는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마 그 흔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제가 깊은 추억을 많이 못 갖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제가 대학 1학년 때 돌아가셨습니다. 또 아버지가 과거에 관해 이야기를 잘 안 하셨습니다. 너무 상처가 커서 그랬습니다.
아버지의 과거 이야기를 좀 해도 되겠지요. 아버지는 황해도 연백군 연안공립농학교를 나오셔서 연백군 석산면 면서기를 하셨습니다. 면서기를 하시다가 연백군 군청에서 근무하시다가 다시 서기로 승진을 해서 면서기를 하다가 6.25를 만나서 내려오셨습니다. 대농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때는 방앗간도 있었다고 하고 또 큰 집에 살 때는 어머니 말씀으로는 바깥 대문, 중 대문, 안 대문 그렇게 대문 세 개가 있었다고 합니다.
또 소작을 많이 시켰다고 그랬습니다. 고향의 연백평야가 땅이 그렇게 기름지다고 합니다. 논둑 같은 데는 미끄러워서 제대로 못 걸을 정도로 찰지다면서 여기 와서 밥을 먹을 때 쌀밥을 먹으면 너무 푸석거린다고 했습니다.
그곳의 쌀밥은 이렇게 뜨면 놋수저가 휠 정도로 찰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연료는 땅을 조금 깊이 파변 토탄이 나온답니다. 석탄 같은 것을 떴다가 연료로 쓰이기도 하고 그렇게 했다고 했습니다. 아버지가 고향 이야기를 하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한때는 술을 좀 많이 드셔서 취하면 아들 보러 간다고 혼자 막 갔습니다.
나레이션:헤어짐
강기철:아들이 둘이니까 형님하고 누나는 할머니네 맡겨 놓고 제가 48년생이니까 만 2세가 못 됐을 때 저를 업고 예성강 따라서 내려오셨습니다. 그때 형과 누나가 아버지와 엄마를 쫓아오라고 했답니다. 예성강 쪽이 아닌가 싶습니다.
배 타려고 나오는 데 따라 나온다고 해서 말리면서 빨간 구두 사 주겠다고 하고 헤어졌다고 합니다.
나레이션:나의 삶 나의 가족
강기철:명절만 되면 부모님이 이불을 하루종일 이불을 뒤집어쓰십니다. 아무 말씀도 없으시고 그러니 추억이 기억나는 것이 없고 명절만 되면 형님 누님 배냇저고리를 갖고 나오셨던 모양이에요.
부모님이 이불 뒤집어 쓰시고 그것만 하루종일 봤습니다. 배냇저고리를 갖고 있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같이 묻었습니다. 제사 때는 지방 쓸 때 아버지가 붓글씨로 할머니나 이렇게 그림을 그려 보기도 하고 아픔이 좀 많았습니다.
나레이션:영상편지
강기철:세월이 좀 좋아져서 만나지는 못해도 영상편지라도 서로 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가장 궁금한 것이 형님이나 누님의 후손이 계신가 입니다. 있다면 몇 명이나 되고 또 나이는 어떻게 되고 그런 정도는 알아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그렇게 보고 싶어 했던 우리 부모님들이 찾던 형님과 누님을 보고 싶은 것입니다. 서로 연락이 됐으면 아까 말한 것처럼 영상편지를 서로 보낼 수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그때까지 살아 계신다면 참 좋겠습니다.
건강하게 오랫동안 지내시는 것이 혹시라도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니까 건강히 잘 계시길 바랍니다.
나레이션:영상편지 끝 대한적십자사 2022년도 이산가족영상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