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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지키지 못한 약속>

순이 : 아얏...!
오빠 : 순이야!
        순이야!!
순이 : 쌀이...
오빠 : 괜찮으냐?!
        그게 문제가 아냐, 다리를 다쳤잖아! 업혀라!

늘 나를 데리러오던 우리 오빠는

어른1 : 귀한 보리쌀을 몽땅 엎었다고?!
오빠 : 그만하세요
        애한테 혼자 들려보낸 사람들 잘못이지,
        어린 애가 무슨 잘못입니까?

정이 많고 다정한 사람이었습니다.

순이 : 오빠... 다리는 이제 다 나았어요.
오빠 : 알지. 학교가서 졸지말고 지금 자둬.

하루도 안거르고 학교까지 업어서 데려다줬지요.

오빠 : 내 등에 또 침흘리지 말고~!

오빠는 읍내에 장이 설 때도, 마을 잔치에도 늘 나를 업고 다녔어요. 항상 나를 좋은 곳으로 데려다주었지요.

하지만...

순이 : 오빠!!!
오빠 : 순이야, 동생 데리고 잘 숨어있어야 해!
        잠잠해질 때까지 다락 문 열지말고!
        여기 김 씨 아저씨네 주소야!
        동이 트면 피난민들을 따라서 남쪽으로 내려가!
순이 : 안돼, 같이가요...!
        오빠도 같이 숨어!
오빠 : 병상의 어르신들을 대피시켜야 해...
        김 씨 아저씨네서 만나자!
        금방 따라갈게!
순이 : 오빠...!
오빠 : 걱정마...
        내 동생들 다 결혼시킬 때까지 안죽어!
        지금은 순이가 언니니까
        동생을 잘 부탁해.
순이 : 오빠!!!!

그게 오빠의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아저씨 : 더 못 타요, 못 타!
           다음 배를 기다리세요!
피난민1 : 다음 배가 며칠 뒤에나 올 줄 알고!
            태워줘!
            배를 세워!
순이 : 아저씨...
        제 동생이라도 태워주세요!
아저씨 : ...!!
          순영이 동생들이다...!
          끌어올려요!
피난민2 : 안돼, 배가 뒤집어진다고!
아저씨 : 아이 둘만 더 태웁시다!
동생 : 언니이이!

배에는 오빠가 피난시킨 학생들이 타고있었습니다.

오빠가 끝까지 우리들을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 준 것이죠.

그 덕에 우리는 이렇게 살아있지만

같이 배를 탄 사람들로부터 오빠가 군인들에게 끌려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김 씨 아저씨네서 오빠가 데리러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던지요.

내가 고향으로 오빠를 데리러 갈 수 있기를

딸 : 저희 왔어요 엄마!
손자 : 할머니~
        감 따주세요!

얼마나 기다렸던지요.

언젠가 좋은 날 우리 다시 만나요.

보고싶어요, 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