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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웹툰제목: 빈밥상
내레이션: 아버지와 나는 6.25 당시 어머니, 그리고 동생들과 헤어졌다. 서로를 찾아 헤매이다 엇갈렸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내레이션: 결국 우리 부자는 집에 편지만 남긴 채, 지나가는 기차에 올라타기위해 집에서 정신없이 짐을 부리고 있는데...
내레이션: 급한 와중에 아버지는 내게 꼭 가져가야 할 물건들 중에 특히나 강조한 것이 있어쓴ㄴ데, 바로 가족들이 모여 밥을 먹던 상과 수저들이었다.
내레이션: 짐이 무겁고 마음이 급해 발걸음을 빠르게 옮기는 와중에 한편으로는 아버지가 원망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기도 했다.
내레이션: 아마도 아버지 당신께서는 가족들과 둘러앉던 기억이 어린 식탁이 그나마 헤어진 어머니, 동생들과의 연결고리라고 급한 와중에 생각하신 것 같다. 내레이션: 그렇게 고향에서 멀어진 아버지와 나는 손에 잡히는 일을 하며 피땀 어린 돈을 차곡차곡 모아갔다.
내레이션: 아버지는 술과 담배도 입에 대지 않고, 근검한 인간상의 표본처럼 일하셨다.
내레이션: 그리고 그렇게 모은 돈으로 우리 부자가 등을 누일 수 있는 작은 집을 구하게 되었다.
내레이션: 그저 일하는 중에 끼니만 겨우 때우며 시장을 달래다가, 새 집에서 처음으로 밥상을 차릴 때의 일이었다.
내레이션: 아버지는 소중하게 보자기에 겹으로 쌓은 식탁을 꺼내어...
내레이션: ... 잠시 그것을 바라보시다가 ...
내레이션: ... 행주로 정성스레 닦아내셨다. 내레이션: 이미 오래 써온 상이라 위에는 가족들이 저를 올려놓는 자리가 있었는데 그곳을 손으로 가만히 쓰다듬더니...
내레이션: ... 수저를 네벌 올려놓으셨다.
내레이션: 빈자리에 누가 앉아 있는 것처럼 좁혀앉아, 나와 아버지는 아무 말도 없이 밥을 삼켰다.
내레이션: 그저 밥을 다 먹은 후에...
아버지: 다음에는 다같이 먹도록 하자.
내레이션: ... 라고 하실 뿐이었다.
내레이션: 시간이 흘러 배경이 달라지고, 그 후에 어디로 이사를 몇번 더 다니게 되었다.
내레이션: 그 때마다 아버지는 항상 그 밥상만은 직접 보자기에 챙겨 항상 소중하게 가지고 가셨다. 내레이션: 내가 결혼을 하여 아버지를 모시고 살았을 때에도 아버지는 항상 그 식탁에서 진지를 잡수셨다.
내레이션: 이제는 아버지 당신꼐서 가시고 난 후, 이 식탁에 어린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나만이 남았다.
내레이션: 이중에 이 수저를 쓰는 사람은 이제 나만 남은 것이다.
내레이션: 내 가족들이 상 위에 남긴 자국을 쓰다듬다가, 문득 아버지가 했던 " 다음에는 같이 먹도록 하자" 라고말한 것이 생각났다.
내레이션: 만나는 걸 거의 포기했던, 헤어진 내 어머니와 동생들에게 무언가 남기기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레이션: 그래도 그 혼란스런 시기를 지나, 우리 가족들이, 이 수저들과 식탁을 써온 사람들이 아직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내레이션: 혹시 모르지 않는가, 그래도 누군가 아직 살아 있다면, 그래도 내 말을 들을 누군가가 있다면, 우리 가족에게 누군가 전해주지 않을까?
내레이션: 그래서...
아들(성인이 된): 어머니, 그리고 은수야.
아들(성인이 된): 그간 어떻게 지내오고 계셨습니까? 참 할 말이 많았는데, 막상 생각 나는 게 안부인사 밖에 없네요.
아들(성인이 된): 아버지가 밥이라도 같이 먹었으면 했었어요. 이 식탁 위에서 이거 기억 나시나요? 이 위에 남은 우리 가족들 숟가락 자리들요.
내레이션: 차분했던 마음이 움직여 갑자기 눈물을 밀어낼 때 나느 ㄴ나에게 너무나도 당연했었던 일상이 돌아오기를 바랬었다.
아들(성인이 된): 제발 한번만이라도 이 상 위에서 예전처럼 밥이라도 한숟갈 들고 갔으면 잠깐이라도 좋으니, 예전처럼 고봉밥에 나물도 얹고, 숭늉도 마시고 했으면...
내레이션: 이제는 간절히 기도하듯이 바라는 일상을...
아들(성인이 된): 내 여기서 꼭 기다릴 터이니 보는대로 먹고 싶은 것들이라도 답신으로 줘요.
■ 웹툰제목: 빈밥상 ○ 내레이션: 아버지와 나는 6.25 당시 어머니, 그리고 동생들과 헤어졌다. 서로를 찾아 헤매이다 엇갈렸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내레이션: 결국 우리 부자는 집에 편지만 남긴 채, 지나가는 기차에 올라타기위해 집에서 정신없이 짐을 부리고 있는데... ○ 내레이션: 급한 와중에 아버지는 내게 꼭 가져가야 할 물건들 중에 특히나 강조한 것이 있어쓴ㄴ데, 바로 가족들이 모여 밥을 먹던 상과 수저들이었다. ○ 내레이션: 짐이 무겁고 마음이 급해 발걸음을 빠르게 옮기는 와중에 한편으로는 아버지가 원망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기도 했다. ○ 내레이션: 아마도 아버지 당신께서는 가족들과 둘러앉던 기억이 어린 식탁이 그나마 헤어진 어머니, 동생들과의 연결고리라고 급한 와중에 생각하신 것 같다. ○ 내레이션: 그렇게 고향에서 멀어진 아버지와 나는 손에 잡히는 일을 하며 피땀 어린 돈을 차곡차곡 모아갔다. ○ 내레이션: 아버지는 술과 담배도 입에 대지 않고, 근검한 인간상의 표본처럼 일하셨다. ○ 내레이션: 그리고 그렇게 모은 돈으로 우리 부자가 등을 누일 수 있는 작은 집을 구하게 되었다. ○ 내레이션: 그저 일하는 중에 끼니만 겨우 때우며 시장을 달래다가, 새 집에서 처음으로 밥상을 차릴 때의 일이었다. ○ 내레이션: 아버지는 소중하게 보자기에 겹으로 쌓은 식탁을 꺼내어... ○ 내레이션: ... 잠시 그것을 바라보시다가 ... ○ 내레이션: ... 행주로 정성스레 닦아내셨다. ○ 내레이션: 이미 오래 써온 상이라 위에는 가족들이 저를 올려놓는 자리가 있었는데 그곳을 손으로 가만히 쓰다듬더니... ○ 내레이션: ... 수저를 네벌 올려놓으셨다. ○ 내레이션: 빈자리에 누가 앉아 있는 것처럼 좁혀앉아, 나와 아버지는 아무 말도 없이 밥을 삼켰다. ○ 내레이션: 그저 밥을 다 먹은 후에... ○ 아버지: 다음에는 다같이 먹도록 하자. ○ 내레이션: ... 라고 하실 뿐이었다. ○ 내레이션: 시간이 흘러 배경이 달라지고, 그 후에 어디로 이사를 몇번 더 다니게 되었다. ○ 내레이션: 그 때마다 아버지는 항상 그 밥상만은 직접 보자기에 챙겨 항상 소중하게 가지고 가셨다. ○ 내레이션: 내가 결혼을 하여 아버지를 모시고 살았을 때에도 아버지는 항상 그 식탁에서 진지를 잡수셨다. ○ 내레이션: 이제는 아버지 당신꼐서 가시고 난 후, 이 식탁에 어린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나만이 남았다. ○ 내레이션: 이중에 이 수저를 쓰는 사람은 이제 나만 남은 것이다. ○ 내레이션: 내 가족들이 상 위에 남긴 자국을 쓰다듬다가, 문득 아버지가 했던 " 다음에는 같이 먹도록 하자" 라고말한 것이 생각났다. ○ 내레이션: 만나는 걸 거의 포기했던, 헤어진 내 어머니와 동생들에게 무언가 남기기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내레이션: 그래도 그 혼란스런 시기를 지나, 우리 가족들이, 이 수저들과 식탁을 써온 사람들이 아직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 내레이션: 혹시 모르지 않는가, 그래도 누군가 아직 살아 있다면, 그래도 내 말을 들을 누군가가 있다면, 우리 가족에게 누군가 전해주지 않을까? ○ 내레이션: 그래서... ○ 아들(성인이 된): 어머니, 그리고 은수야. ○ 아들(성인이 된): 그간 어떻게 지내오고 계셨습니까? 참 할 말이 많았는데, 막상 생각 나는 게 안부인사 밖에 없네요. ○ 아들(성인이 된): 아버지가 밥이라도 같이 먹었으면 했었어요. 이 식탁 위에서 이거 기억 나시나요? 이 위에 남은 우리 가족들 숟가락 자리들요. ○ 내레이션: 차분했던 마음이 움직여 갑자기 눈물을 밀어낼 때 나느 ㄴ나에게 너무나도 당연했었던 일상이 돌아오기를 바랬었다. ○ 아들(성인이 된): 제발 한번만이라도 이 상 위에서 예전처럼 밥이라도 한숟갈 들고 갔으면 잠깐이라도 좋으니, 예전처럼 고봉밥에 나물도 얹고, 숭늉도 마시고 했으면... ○ 내레이션: 이제는 간절히 기도하듯이 바라는 일상을... ○ 아들(성인이 된): 내 여기서 꼭 기다릴 터이니 보는대로 먹고 싶은 것들이라도 답신으로 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