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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웹툰제목: 놓지 못하네
할머니: ...
할머니: 얘, 윤수야.
윤수: 예, 할머니.
할머니: 이거, 문자가 왔는데 눈이 침침해서 잘 안 보이네, 네가 좀 보고 읽어줘 봐라.
윤수: 예, 이거 저번처럼 광고문자인 것 같아요. 발신자가...
윤수: ..하..할머니! 이 문자...! 윤수: 할머니! 예전에 이산가족 상봉 신청했던 거 할머니께서 가실 수 있대요!
할머니: 그래? 그거 잘 된 일이구나...
윤수: 좋은 소식인데 왜 저러시지? 분명히 외삼촌 할아버지 이야기도 자주 하시고 꼭 뵙고 싶다 하셨는데...
할머니: 응, 귀녀언니. 이번에 이산가족 상봉으로 오빠 만나러 가게 됐어.
할머니: 그래, 언니... 오빠에게 전달하고픈 이야기 뭐 없소? 언니가 우리 오빠 많이 좋아했잖아
귀녀언니: 아니다, 이젠 세월도 지나고, 나는 내 새끼들도 있는데, 뭐라고 하겠니. 그냥 건강하게 잘 지낸다고만 전해
할머니: 알았소, 언니... 갔다 와서 어떻게 됐나 알려줄게.
할머니: 미안해요, 귀녀 언니...
할머니: 정말 미안해...
내레이션: 할머니와 함께 저와 아버지는 버스를 타고 북한에 있는 만남의 장소로 향했습니다.
내레이션: 가는 내내 놀라우리만치 아무 말 없는 할머니의 모습이 낯설기만 했습니다.
남자1: 남측 방문자들은 이쪽으로 가주시길 바랍니다.
내레이션: 할머니는 뭔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강당의 이곳 저곳을 훑어 보았는데, 그 때는 왜 그렇게 불안해 하시는지 몰랐습니다. 내레이션: 당시에 할머니는 주변에 각자의 자리를 찾아 정신없이 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이렇게 늙었는데 오빠는 어떻게 변했을까? 라고 생각하셨다고 해요.
내레이션: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할아버지: 혹시 김원림... 씨가 맞습니까?
할머니: 예, 제가...
할머니: !
내레이션: ... 나이가 꽤 들었지만 옛 얼굴 그대로인 외숙할아버지가 찾아 오셨습니다.
할머니: 원태 오빠... 나이 들었어도 옛날모습은 그대로 남아 있네.
할아버지: 너는 지금봐도 꼬맹이 같구나. 나이 들어서 주름진 꼬맹이네.
내레이션: 두 분은 나름 그간 못한 가족들의 소식, 옛날에 주고 받은 추억들을 쏟아내며 대화를 했습니다. 그러나...
할머니: 오... 오빠 내가 오빠에게 정말 말하고 싶은 게 있어.
할머니: 수십년 동안 말하지 못한 이야기라 오늘 꼭 해야지 아니면 병이 나겠어.
할머니: 오빠 귀녀 언니 기억해?
할아버지: 귀녀씨... 내가 많이 좋아했지. 결혼 얘기도 나왔었고...
할아버지: 그런데 뭐, 나 혼자 좋아한 거지 이젠 오래된 일이고...
할머니: 오빠... 사실 귀녀 언니도 오빠를 많이 좋아했어... 할머니: 그런데... 내가 어렸을 적이라 철이 없는 게 아니라 실성을 했었나봐.
할머니: 집안에서 내가 제일 귀여움을 많이 받고 어른들이 좋아 했는데...
할머니: 어른들이 오빠하고 귀녀언니하고 있으면, 잘 어울린다, 일 잘한다, 해서 너무 질투 했었어
할머니: 그 언니까 오빠따라 시집 오면, 나는 왠지 가족들 눈 밖에 날 것 같고 버림 받으면 어쩌나 했었어...
할머니: 그래서 오빠가 나에게 귀녀언니에게 주라고 했던 편지, 언니가 오빠에게 주려던 편지들 모두...
할머니: 몽땅 찢어서 개울가에 버렸어...
할머니: 그런데 이렇게 헤어지고 나니 "내가 왜 그랬을까",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오빠가 좋아하는 사람과 서로 혼례라도 하게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면서 너무 미안해서...
할아버지: 원림아.
할아버지: 우리 동네에 같이 살던 상덕이도, 근표도, 둘째 외삼촌도, 옆 집 막내딸 승혜도 모두 떠났어. 우리 고향땅에 내가 아는 사람은 이제 남은 사람이 거의 없다. 그 많던 우리 형제들은... 이제 너와 나 밖에 없어.
할아버지: 그래도 남녘에 남은 내 동생을 이렇게 보는데 내가 옛 일 가지고 뭐라고 하겠니? 귀녀씨를 못 만난 건 세월이 지나니, "만날 인연이 아니었나보구나"하고 생각하게 된단다. 만날 사람이었으면 어떻게든 만났겠지
할아버지: 그립지 않다고 한다면 거짓이지만, 난 괜찮다.
할아버지: 그래도 삶의 끝자락에서 내 동생 원림이를 보니 그게 더 좋구나. 지나간 건 묻어두고, 남은 시간 같이 잘 보내자꾸나
할머니: 미안해 오빠. 정말 미안해요!
할아버지: 에이, 그만 울어, 남은 시간동안 웃으며 보내자, 알았지? 할아버지: 우리 꼬맹이 우니까, 얼굴 미워진다. 그만 울어, 응? 나는 다 괜찮아 원림아.
사회자: 이제 곧 행사를 마무리 하오니, 북측 인원은 바깥의 버스로, 남측의 인원은 안에서 기다려 주시길 바랍니다.
내레이션: 눈빛으로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던 외숙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안타까움과 함께 서로 손을 꼭 잡았습니다.
내레이션: 언젠가 다시 한번 더 만날 날이 있기를 바라면서...
내레이션: 며칠 후, 할머니가 귀녀 할머니와 전화를 했을 때, 표정이 밝아 보였습니다. 외삼촌 할아버지와 나눈 순간에서 마음에 부담을 많이 덜었나 봅니다.
할머니: 오빠는 어땠느냐고? 후후, 헤어질 때 그대로야. 여전히 착하고 마음 넓고 좋은 사람.
할머니: 무슨 얘기 했느냐고? 안 만나도 된다더니 왜 그렇게 관심을 가지고 그래? 후후... 곧 편지도 보낼테니그 때 만나서 얘기합시다.
■ 웹툰제목: 놓지 못하네 ○ 할머니: ... ○ 할머니: 얘, 윤수야. ○ 윤수: 예, 할머니. ○ 할머니: 이거, 문자가 왔는데 눈이 침침해서 잘 안 보이네, 네가 좀 보고 읽어줘 봐라. ○ 윤수: 예, 이거 저번처럼 광고문자인 것 같아요. 발신자가... ○ 윤수: ..하..할머니! 이 문자...! ○ 윤수: 할머니! 예전에 이산가족 상봉 신청했던 거 할머니께서 가실 수 있대요! ○ 할머니: 그래? 그거 잘 된 일이구나... ○ 윤수: 좋은 소식인데 왜 저러시지? 분명히 외삼촌 할아버지 이야기도 자주 하시고 꼭 뵙고 싶다 하셨는데... ○ 할머니: 응, 귀녀언니. 이번에 이산가족 상봉으로 오빠 만나러 가게 됐어. ○ 할머니: 그래, 언니... 오빠에게 전달하고픈 이야기 뭐 없소? 언니가 우리 오빠 많이 좋아했잖아 ○ 귀녀언니: 아니다, 이젠 세월도 지나고, 나는 내 새끼들도 있는데, 뭐라고 하겠니. 그냥 건강하게 잘 지낸다고만 전해 ○ 할머니: 알았소, 언니... 갔다 와서 어떻게 됐나 알려줄게. ○ 할머니: 미안해요, 귀녀 언니... ○ 할머니: 정말 미안해... ○ 내레이션: 할머니와 함께 저와 아버지는 버스를 타고 북한에 있는 만남의 장소로 향했습니다. ○ 내레이션: 가는 내내 놀라우리만치 아무 말 없는 할머니의 모습이 낯설기만 했습니다. ○ 남자1: 남측 방문자들은 이쪽으로 가주시길 바랍니다. ○ 내레이션: 할머니는 뭔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강당의 이곳 저곳을 훑어 보았는데, 그 때는 왜 그렇게 불안해 하시는지 몰랐습니다. ○ 내레이션: 당시에 할머니는 주변에 각자의 자리를 찾아 정신없이 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이렇게 늙었는데 오빠는 어떻게 변했을까? 라고 생각하셨다고 해요. ○ 내레이션: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 할아버지: 혹시 김원림... 씨가 맞습니까? ○ 할머니: 예, 제가... ○ 할머니: ! ○ 내레이션: ... 나이가 꽤 들었지만 옛 얼굴 그대로인 외숙할아버지가 찾아 오셨습니다. ○ 할머니: 원태 오빠... 나이 들었어도 옛날모습은 그대로 남아 있네. ○ 할아버지: 너는 지금봐도 꼬맹이 같구나. 나이 들어서 주름진 꼬맹이네. ○ 내레이션: 두 분은 나름 그간 못한 가족들의 소식, 옛날에 주고 받은 추억들을 쏟아내며 대화를 했습니다. 그러나... ○ 할머니: 오... 오빠 내가 오빠에게 정말 말하고 싶은 게 있어. ○ 할머니: 수십년 동안 말하지 못한 이야기라 오늘 꼭 해야지 아니면 병이 나겠어. ○ 할머니: 오빠 귀녀 언니 기억해? ○ 할아버지: 귀녀씨... 내가 많이 좋아했지. 결혼 얘기도 나왔었고... ○ 할아버지: 그런데 뭐, 나 혼자 좋아한 거지 이젠 오래된 일이고... ○ 할머니: 오빠... 사실 귀녀 언니도 오빠를 많이 좋아했어... ○ 할머니: 그런데... 내가 어렸을 적이라 철이 없는 게 아니라 실성을 했었나봐. ○ 할머니: 집안에서 내가 제일 귀여움을 많이 받고 어른들이 좋아 했는데... ○ 할머니: 어른들이 오빠하고 귀녀언니하고 있으면, 잘 어울린다, 일 잘한다, 해서 너무 질투 했었어 ○ 할머니: 그 언니까 오빠따라 시집 오면, 나는 왠지 가족들 눈 밖에 날 것 같고 버림 받으면 어쩌나 했었어... ○ 할머니: 그래서 오빠가 나에게 귀녀언니에게 주라고 했던 편지, 언니가 오빠에게 주려던 편지들 모두... ○ 할머니: 몽땅 찢어서 개울가에 버렸어... ○ 할머니: 그런데 이렇게 헤어지고 나니 "내가 왜 그랬을까",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오빠가 좋아하는 사람과 서로 혼례라도 하게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면서 너무 미안해서... ○ 할아버지: 원림아. ○ 할아버지: 우리 동네에 같이 살던 상덕이도, 근표도, 둘째 외삼촌도, 옆 집 막내딸 승혜도 모두 떠났어. 우리 고향땅에 내가 아는 사람은 이제 남은 사람이 거의 없다. 그 많던 우리 형제들은... 이제 너와 나 밖에 없어. ○ 할아버지: 그래도 남녘에 남은 내 동생을 이렇게 보는데 내가 옛 일 가지고 뭐라고 하겠니? 귀녀씨를 못 만난 건 세월이 지나니, "만날 인연이 아니었나보구나"하고 생각하게 된단다. 만날 사람이었으면 어떻게든 만났겠지 ○ 할아버지: 그립지 않다고 한다면 거짓이지만, 난 괜찮다. ○ 할아버지: 그래도 삶의 끝자락에서 내 동생 원림이를 보니 그게 더 좋구나. 지나간 건 묻어두고, 남은 시간 같이 잘 보내자꾸나 ○ 할머니: 미안해 오빠. 정말 미안해요! ○ 할아버지: 에이, 그만 울어, 남은 시간동안 웃으며 보내자, 알았지? ○ 할아버지: 우리 꼬맹이 우니까, 얼굴 미워진다. 그만 울어, 응? 나는 다 괜찮아 원림아. ○ 사회자: 이제 곧 행사를 마무리 하오니, 북측 인원은 바깥의 버스로, 남측의 인원은 안에서 기다려 주시길 바랍니다. ○ 내레이션: 눈빛으로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던 외숙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안타까움과 함께 서로 손을 꼭 잡았습니다. ○ 내레이션: 언젠가 다시 한번 더 만날 날이 있기를 바라면서... ○ 내레이션: 며칠 후, 할머니가 귀녀 할머니와 전화를 했을 때, 표정이 밝아 보였습니다. 외삼촌 할아버지와 나눈 순간에서 마음에 부담을 많이 덜었나 봅니다. ○ 할머니: 오빠는 어땠느냐고? 후후, 헤어질 때 그대로야. 여전히 착하고 마음 넓고 좋은 사람. ○ 할머니: 무슨 얘기 했느냐고? 안 만나도 된다더니 왜 그렇게 관심을 가지고 그래? 후후... 곧 편지도 보낼테니그 때 만나서 얘기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