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상은 남측에 사는 강병화 님이 북측에 사는 이산가족을 찾는 영상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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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은 남측에 사는 강병화 님이 북측에 사는 형제 강병환, 강병훈, 강병우, 강정선, 강정순, 강정희, 강정자 님을 찾는 영상편지입니다
동생 병우야 너희들도 많이 늙었겠구나
죽는 날까지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살다가 편안히 가거라
내 이름은 강병화입니다 나이는 92세
고향은 황해도 안악군 용문면 상무리 중무동 464번지입니다
아버지 강응호, 어머니 유일용입니다
큰형 강병환, 둘째 강병훈, 그다음에 나, 동생 강병우
누나들은 강정선, 강정순, 강정희, 강정자입니다
찾는 사람들은 어머니 아버지 다 돌아가셨고
조카들이나 손주들이 있겠죠
형제를 찾죠
초가집이었어요 다섯 칸 초가집이었어요
학교는 해주 사범전문학교 본과 2학년까지 다녔죠
뒷산에 장솔밭이 있었어요 적송이 하늘로 찌를 듯이 키가 큰 솔밭이
한 만 평 정도 됐어요
여름철이면 그 나무 그늘에 있으면 그렇게 시원했어요
학교 다니다가 학도병으로 강제 징집돼서
학생복 그대로 총대 메고 전쟁터에 나갔어요
그리고 전쟁터에서 비행기 폭탄 파편에 그냥 쓰러졌는데
정신 차려보니까 새벽이에요 산중에서
여기서 피가 막 쏟아져요
거꾸로 기어 내려왔어요 그 산에서
그렇게 내려오는 데 하루 걸렸어요 열여덟 살 때
말도 못 해요 시골집에서 있다가 방학 끝날 무렵에
학교 기숙사에 있었는데 거기서 잡혀간 거예요
그러니까 엄마한테 작별도 못 하고 간 거예요
엄마한테 소식도 못 전했어요
이북으로 포로 교환 때 나는 안 간다
나는 남한에서 살겠다고 했어요
포로들 석방되고 갈 곳이 없으니까
정부에서 얘들 정착할 때까지 밥 먹여줘라 그래서
각 마을로 배치했어요
그래서 아침은 누구네 집에 저녁은 누구네 집에서 먹고 참 비참했어요
3년 동안 포로수용소에 있었으니까 스물두 살이에요 그때가
군대에 지원하는 사람은 받아주겠다 해서 지원했어요
지원해서 국군에서 군 생활을 한 사람이 있고 못 간 사람이 있어요
그때 부상을 당해서 이것 때문에
신체검사에서 떨어져서 못 갔어요
동생 병우야 너희들도 많이 늙었겠구나
죽는 날까지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살다가 편안히 가거라
나는 여기서 아들딸 손주 증손주까지 봤어
나는 잘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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