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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지

강길흥님의 영상편지

등록일2024-04-23 09:54:09

이 영상은 남측에 사는 강길흥 님이 북측에 사는 이산가족을 찾는 영상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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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은 남측에 사는 강길흥 님이
북측에 사는 아버지의 형제 강찬목 님, 강용목 님, 강윤목 님, 강순목 님, 강봉목 님, 강예목 님, 큰어머니 손성향 님, 큰아버지의 자녀들인 강일흥 님, 강선흥 님, 강진흥 님, 강정자 님을 찾는 영상편지입니다

우리 아버지는 형제들을 많이 그리워했고, 며칠 있으면 북한에 간다고 했는데 가지 못했어요



제 이름은 강길흥, 나이는 68세입니다

아버님 고향은 평안북도 강계군 전천면 회덕리 988번지입니다

아버님의 가족관계는 4남 3녀 중 둘째이고, 나이는 지금 살아 계신다면 1921년 9월 17일생입니다

아버님의 형제분들은 강찬목 형님, 강용목 삼남, 사남이 강윤목, 장녀가 강순목, 그리고 강봉복, 강예목입니다

할아버님은 강재항, 1900년 10월 9일생입니다

할머니는 이진, 1900년 12월 8일생입니다



제가 찾는 사람은 강찬목, 강용목, 강윤목, 강순목, 강봉목, 강예목, 큰어머니 손성향, 큰아버님의 자녀들인 장남 강일흥, 차남 강선흥, 삼남 강진흥, 장녀 강정자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아버님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들은 이야기는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날씨가 너무 추워서 솜바지를 입지 않으면 밖에 못 나간다는 소식은 어머니를 통해 들었습니다

그 동네가 전부 강씨 집안이라서, 사방 50리를 강씨 집안 땅을 밟지 않고서는 못 나간다는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헤어진 이유는 아버님이 군대에 다녀오시면서 헤어졌다고 들었습니다

1.4 후퇴 때 거기서 이쪽으로 오셔서 포로수용소에 계셨다는 소리만 들었습니다

거기서 석방되시며 남한에 정착하게 되셨다고 했습니다

갑자기 군대에 가게 되는 바람에 부모님들과 이야기를 못 하셨다고 하셨습니다

돌아가실 때 유언장 같은 걸 적어 놓고 돌아가셨는데, 지금 찾고 있는 친척들을 네가 통일이 되면 찾아야지, 찾지 않으면 나처럼 외롭게 가게 되니 찾아라, 너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하고 써 놓으셨어요





고향에 대해서는 제가 다 설명드리는 게 너무 어렵습니다

제가 6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어머니에게만 얘기하셨지, 저한테는 얘기하신 게 없습니다

어머니도 추웠다는 이야기, 소변을 보면 바로 얼었다는 이야기 정도만 하셨습니다

거기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백두산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다른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아버지께서는 헤어진 후에 군대에 가시고, 전쟁을 통해 남한으로 오셨다가 반군 포로로 잡혀 거제 수용소에 계셨습니다

남한에 오신 후에는 춘천의 병기중대에서 군 생활을 하셨고, 폐가 좋지 않으셔서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시기 전에 유언장에 가족을 찾으라고 적어 두신 것을 어머니가 가져다주셨는데, 아버지가 그걸 쓰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하셨습니다

유언장에는 눈물 자국도 남아 있었고, 길흥이가 크면 이걸 당신이 주라고 그러시며 또 우셨다고 했습니다

그걸 주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가셨습니다

집이 아니라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요양원에 계시다 돌아가셨습니다

며칠 있으면 통일, 며칠 있으면 돌아갈 거다, 그러시면서 군대에 갔다고 하셨습니다

며칠 있으면 다시 돌아올 거니까 군대에 가자, 하셔서 친구 세 분과 출전하셨습니다

찾으려고 노력은 하셨지만 저희 아버지가 제일 먼저 돌아가셨습니다

제 일가는 심포리에 있습니다

거기서 어머니가 일을 하시며 아이들을 키우셨고, 저는 농사 일을 하다가 결혼했습니다

집에서 나와서 공무원 일을 하다가 퇴직한 지 7, 8년이 되었고, 가족은 딸 둘이 있습니다



우리 아버지께서는 6.25 때 홀로 남한에 오셔서 형제들을 많이 그리워하셨고, 며칠만 있으면 북한에 간다고 하셨는데 가지 못하셨습니다

가지 못하셔서 남한에서 우리 두 남매를 낳고 사시다가 돌아가기 전에 일가친척의 명단을 다 적어 놓으셨습니다

꼭 찾으라고, 찾지 않으면 나같이 외로울 것이라고 적어 놓고 가셨습니다

형님들, 사촌 형님들이 계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살아 계신다면 언젠가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아버지 영정 사진밖에 없어 얼굴은 모르지만, 그 사진을 가지고 가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조카들도 있다면 우리 할아버지 이름을 대면 다 알 테니까, 서로 얼굴을 본 적도 없지만 같이 만나서 아버님들의 한을 풀 수 있는 날이 속히 다가오길 바랍니다

그리고 살아 계신다면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